No, 34
이름: 김부환
2011/11/19(토)
조회: 2130
차를 마시며  
생명체는 무엇이가를 흡수하고 배설하면서 필요한 것을 가졌다가 때가 되면 버리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간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있는 만큼 각자의 생명체는 늑대는 고기를 먹고 살고, 소는 풀을 먹고 살듯이 먹고 사는 방식이 다르다.

 사람도 또한 사람의 모습은 같이 가지고 태어났지만 부모에게서 받은 정혈(精血)의 배합과 태어난 지역의 섭생과 문화에 따라 먹고 사는 것이 다르다. 한의에서는 이미 고대로부터 사람마다의 체질의 차이를 생각하고 같은 증상이나 질병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약도 다르게 생각하여 천병만약(千病萬藥)이라 하였다.

 요즘 몸에 좋은 식품이라 하면 누구에게나 좋은 만병통치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좋은 것이 너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토끼고기가 늑대에게는 입맛이 당기는 좋은 먹이 일지라도 소는 죽어도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도 각자가 지역에 따라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체질에 따라 먹는 것이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 먹는 것은 곡물(씨앗은 땅에 심으면 다시 그 모습을 가진 것을 재생산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가진 먹이이다)일 것이며 그 또한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편식을 하면 병이 들지 않는가? 하물며 특정 성분이나 성질을 가진 식품을 먹을 때는 가려 먹어야 한다.

 소금을 먹고 나면 물이 당기듯이 세포라는 각각의 생명체의 집합체인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그 몸에 필요한 것을 요구하고 섭취한다. 추우면 따뜻한 곳을 찾고 더우면 시원한 곳을 찾고, 몸이 차가운 사람은 몸을 따듯하게 하는 음식이 속이 편하고, 몸이 더운 사람은 열을 맑게 하는 음식이 속이 편하고, 몸이 담음(痰飮)이 많고 굵은 사람은 몸의 찌꺼기가 술술 잘 빠져야 속이 편하고, 몸이 마르고 영양이 부족한 사람이 느끼는 속이 허(虛)한 느낌은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하면 없어진다.

 무엇을 먹으면 몸에 좋을까 무엇을 먹으면 더욱 건강하여질까 묻는데 내 몸에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먹으면 된다. 필요한 것을 먹는다는 것은 먹을 것을 먹고 속이 편안하면 내 몸에 필요한 것이고 필요한 만큼 먹는다는 것은 배부르지 않게 먹는다는 것이다.

 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면 몸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몸에 열이 없는 사람이 열나는 약을 먹어 몸이 건강하여졌다고 열이 많은 사람에게 열을 내는 약을 먹으면 더욱 열이 날 뿐이다. 몸의 특성을 사상체질로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눈다. 각 체질에 맞는 음식과 약이 있어 같은 질병이라도 약이 다르며 음식도 차이가 난다.

 태양인은 용의 성격 같으며 용모가 뚜렷하고 과단성이 있으며 성정은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고 뒤로 물러서지 않으며, 부드러움 보다는 강함을 느끼게 하고, 다리는 힘이 약하고 감각이 무디며 성격과 기질이 급하고 노골적이다.

 태음인은 소의 성격 같으며,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며, 땀이 많고, 몸집이 견실하고 성정은 조용히 있으려 하고 움직이려 하진 않으며 바라보면 듬직하고 침묵하며 말이 적고 기쁨과 노여움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속셈이 밝고 감추어진 재능이 있으며 대부분 뚱뚱하고 기상이 근엄하나 가끔 골격은 견실하나 몸집이 수척하기도 하고, 혹은 체형이 단소하거나 게으르고 느리며 어리석은 자도 있다.

 소양인은 말의 성격같이 민첩하고 날카로운 기상이 있으며 성정은 일을 벌이려고만 하고 그만두려 하지 않으며 어깨가 평평하고 가슴이 넓으며 상체는 실하고 하체는 약하며 피부는 엷고 血은 적으며 아래턱이 뾰족하고 눈썹과 눈 부위가 맑고 명랑하며 소리는 가늘고 밝으며 才氣가 明敏하고 목덜미 뼈가 돌출하고 머리뼈의 앞뒤가 흔히 보통이상으로 튀어 나왔다. 음식은 날 것과 찬 것을 좋아하며 간혹 방정맞고 성미가 급하며 경솔하고 진실성이 적거나 말이 과묵하지 않고 노여움을 감추지 못하고 행동은 흔히 거짓이 있고 자기만을 믿고 고집하여 가증스러운 사람이 있다

 소음인은 당나귀의 성격을 닮았으며 몸집이 가볍고 연하며 성정은 머물러 있으려 하고 나오려 하지 않으며 태음인과 비슷하지만 도모하고 생각하는 것이 간단하고 까다롭지 않으며 기상이 똑똑하고 분명하며 얼굴의 생김새는 흔히 달의 형상처럼 둥글고 퉁퉁하다. 부인이면 혈분이 대체로 족하고 남자면 신경이 견실하다.  간혹 성격이 편협하고 교만하고 인색하며 사려가 세밀하고 의심이 많기도 하다

 이렇게 다른 체질의 사람은 찾는 음식도 다르다. 대체로 사람이 먹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야 하지만 속이 편하고 더 많이 먹히는 음식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무 차나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는 자기 몸에 맞는 한약재로 만든 한방차로 자기 몸에 부족한 성분을 보충한다면 속도 편하고 건강을 위하여 더욱 좋을 것이다.

 태양인에게는 오가피차, 솔잎차, 목과차가 좋을 것이고, 태음인에게는 율무차, 음양곽차, 댓잎차, 맥문동, 국화차, 칡차, 오미자차 등이 좋을 것이고, 소양인은 복령차, 구기자차, 숙지황 차가 당길 것이고, 소음인은 인삼, 생강, 귤피차 등이 다른 차보다 더 당길 것이다.

 오가피는 허리나 다리의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태양인 뿐 아니라 평소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는 사람이나 임신 중 요통에 한방차로 사용할 수 있으며, 모과는 근육을 편안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어 다리에 자다가 쥐가 잘 내리는 사람에게 적합할 것이며, 율무는 몸에 습이 많고 몸집이 굵은 사람에게 적합한데 몸이 잘 붓거나, 종기나 종양이 잘 생기거나, 피부에 사마귀가 생기는 사람에게 적합할 것이며, 죽엽 차는 화를 맑게 하는 작용이 있기에 신경을 많이 끄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칡차는 술을 평소 많이 마셔 속에 술독이 있는 사람, 오미자차는 감기가 잘 걸리거나 땀이 많은 사람에게, 국화차는 평소 두통이 자주 있거나 눈알이 쉽게 충혈 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성질 급한 소양인이 허리가 쉽게 아프거나 정력이 떨어지면 산수유차, 구기자차나 숙지황차를 마셔 볼 만하고 머리가 습관적으로 잘 아프면 복령차를 마셔볼 만하고, 소심한 소음인이 추위를 타고 밥 맛 없고 기운 없으면 인삼차나 생강차를 마셔 기운을 차려 볼 만하다.  

 이외에도 수험생들의 눈에 좋은 결명자 차, 몸을 가볍게 하는 둥굴레차, 잠을 편안히 자게 하는 대추차를 비롯하여 차로 먹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밥 먹고 난 다음 마시는 숭늉도 비위를 건강하게 하는 차이고, 곡차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위 기능을 증진시키고 식욕을 돋우어 준다.

 다만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법. 한약재로 만든 차도 몸에 필요한 만큼 필요할 때 체질에 맞추어 사용하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한의사의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으리라.

 한방차는 속 편한 물을 마시는 것이다. 물과 약이 만나 몸에 꼭 필요한 물을 섭취할 뿐 아니라 영양과 기운도 흡수한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에 내 몸에 필요한 성분을 담은 따뜻한 약차 한 잔은 향과 맛이 기운을 나게 하고 몸을 새롭게 충전시킨다.

-울산교육제59호 원고청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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